과학 칼럼 · 켈리 맥고니걸, TED 「How to make stress your friend」(2013)
"When you choose to view your stress response as helpful, you create the biology of courage."
스트레스 반응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바라보기로 선택하면, 몸은 용기를 낼 때의 생리 상태가 된다.
— 켈리 맥고니걸(Kelly McGonigal), 스탠퍼드대학교 건강심리학자
질문: 스트레스는 정말 해로운가
시험 날 아침을 떠올려 보자. 교실 문을 열기 전부터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가빠지고, 손에 땀이 난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 상태를 “긴장해서 망할 것 같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어른들도 “스트레스 받지 마라”라고 말한다. 스트레스는 건강에 나쁘다는 것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건강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도 오랫동안 같은 생각이었다. 그녀는 TED 강연 첫머리에서, 자신이 10년 동안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는 사람을 아프게 한다”고 가르쳐 왔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한 연구를 접한 뒤 그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이 칼럼에서는 강연에 소개된 연구 세 가지를 차례로 정리하고, 학생이 시험과 공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본다.
연구 1: 스트레스보다 “스트레스에 대한 믿음”이 문제였다
맥고니걸이 소개한 첫 번째 연구는 미국 성인 3만 명을 8년 동안 추적한 조사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를 물었다. 지난 1년 동안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가, 그리고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가. 그 뒤 공공 사망 기록을 통해 누가 사망했는지를 확인했다.
결과는 이렇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43퍼센트 높았다. 그런데 이 결과는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그것을 해롭다고 여기지 않은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연구 참가자 가운데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도 낮았다.
연구진은 8년 동안 스트레스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믿음” 때문에 조기 사망한 미국인이 약 18만 2천 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맥고니걸은 이 추정대로라면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믿음이 미국인의 사망 원인 15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연구는 관찰 연구다. 믿음과 사망 위험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만, 믿음을 바꾸기만 하면 누구나 건강해진다는 인과관계까지 증명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두 번째 연구가 중요하다.
연구 2: 생각을 바꾸면 몸의 반응도 달라진다
두 번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진행된 실험이다. 참가자들은 “사회적 스트레스 검사”를 받았다. 밝은 조명과 카메라가 켜진 방에서, 바로 앞에 앉은 평가단에게 자신의 약점에 대해 5분 동안 즉흥 발표를 하고, 이어서 수학 시험을 치르는 과제다. 평가단은 일부러 실망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보이도록 훈련받았고, 수학 시험 중에는 진행자가 참가자를 방해한다. 학생 입장에서 보면 발표 수행평가와 수학 시험을 연달아 치르는 상황과 비슷하다.
실험 전에 한 집단은 스트레스 반응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도록 안내를 받았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은 행동할 준비를 하는 것이고, 숨이 빨라지는 것은 뇌에 산소를 더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 결과 이 집단은 덜 긴장하고, 덜 불안하고, 더 자신감 있게 과제를 수행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혈관의 변화다. 보통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수축한다.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는 것이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다. 그런데 스트레스 반응을 도움이 된다고 받아들인 참가자들은 심장이 빨리 뛰는데도 혈관이 이완된 상태를 유지했다. 맥고니걸은 이 모습이 사람이 기쁨을 느끼거나 용기를 낼 때 나타나는 심혈관 상태와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인용 문장에 나오는 “용기의 생리 상태”가 바로 이것이다.
연구 3: 스트레스는 사람을 서로에게 향하게 한다
강연 후반부에서 맥고니걸은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소개한다. 옥시토신은 흔히 “포옹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다른 사람을 돕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심장을 스트레스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이와 관련해 그녀는 미국 성인 약 1천 명을 추적한 연구를 소개한다. 큰 스트레스를 겪은 경험은 사망 위험을 30퍼센트 높였다. 하지만 평소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시간을 쓴 사람들에게서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사망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맥고니걸의 표현을 빌리면, 돌봄이 회복력을 만들었다.
학생에게 적용하기: 시험장에서 할 수 있는 일
세 연구를 공부와 시험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신체 반응에 이름을 다시 붙인다. 시험 직전 심장이 빨리 뛸 때 “긴장해서 큰일 났다” 대신 “몸이 집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해 본다. 두 번째 연구에서 참가자들이 받은 안내가 바로 이런 해석이었다.
- 불안을 없애려 애쓰지 않는다. 두근거림을 억지로 멈추려고 하면 오히려 신경이 더 쓰인다. 반응은 그대로 두고, 그 에너지를 첫 문제를 읽는 데 쓴다.
-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준다. 시험 기간에 친구에게 모르는 문제를 묻거나, 친구가 모르는 개념을 설명해 주는 것도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 이해도 정리된다.
- 평소 모의 상황에서 연습한다. 시간을 재고 기출 문제를 풀어 보면, 실제 시험의 두근거림이 낯설지 않게 된다. 익숙한 반응은 덜 무섭다.
스트레스 반응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
시험 전에 나타나는 신체 반응을 하나씩 나눠 보면 해석을 바꾸기가 쉬워진다. 첫째,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혈액을 더 빨리 돌려 근육과 뇌에 산소와 포도당을 보내기 위해서다. 둘째, 호흡이 빨라진다. 산소를 더 많이 들이마시기 위한 반응이다. 셋째, 주의가 좁아진다. 주변의 잡다한 자극보다 눈앞의 과제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넷째, 땀이 난다. 몸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반응이다.
이렇게 나눠 놓고 보면 네 가지 반응 가운데 “시험을 방해하려고” 생기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어려운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 몸이 자원을 끌어모으는 과정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 반응을 “위험하다”는 신호로 읽을 때 생긴다. 반응 자체보다 “이러다 망하겠다”는 생각이 주의를 빼앗고, 그 생각 때문에 첫 문제를 읽는 데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시험 말고 다른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관점은 시험에만 쓰이지 않는다.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 국어 발표 수업, 면접처럼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똑같이 쓸 수 있다. 실제로 하버드 실험에서 사용한 과제도 사람들 앞에서의 발표였다. 발표 직전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으면 첫 문장을 미리 정해 두고, 두근거림은 그 문장을 또렷하게 말하는 데 쓰겠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를 볼 때도 이 관점이 도움이 된다. “긴장하지 마”라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할 일을 하나 더 주는 말이다. 긴장을 멈추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대신 “지금 두근거리는 건 네가 준비됐다는 뜻이야”라고 말해 주면, 친구는 반응을 없애려 애쓰지 않고 과제로 주의를 돌릴 수 있다. 세 번째 연구가 보여 주었듯, 이렇게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은 돕는 사람에게도 이롭다.
스스로 점검해 보기
아래 질문에 “예”라고 답한 항목이 많다면, 스트레스 반응을 위험 신호로 읽는 습관이 있는지 한번 살펴볼 만하다.
- 시험 직전 심장이 빨리 뛰면 “망했다”는 생각부터 든다.
- 긴장한 상태를 친구나 선생님에게 들킬까 봐 신경 쓴다.
- 시험 전날 “긴장하지 않는 방법”을 검색해 본 적이 있다.
- 시험이 끝난 뒤 “긴장만 안 했으면 잘 봤을 것”이라고 자주 생각한다.
이 강연을 읽을 때 주의할 점
이 강연은 “스트레스는 무조건 좋다”는 주장이 아니다. 잠을 거의 못 자거나, 식사를 거르거나, 불안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그것은 해석을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그런 경우에는 부모님, 선생님, 학교 상담 선생님 같은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먼저다. 맥고니걸이 강조한 것도 결국 사람과 연결되는 일이었다.
또 한 가지, 강연에 나온 수치는 특정 연구의 결과이며 연구 대상은 미국 성인이었다. 한국 학생에게 똑같은 수치가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같은 신체 반응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경험이 달라진다”는 결론은 시험을 앞둔 학생이 직접 시험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정리
시험 전 두근거림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 것을 없애려 하기보다, 그것이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편이 낫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은 뇌와 근육에 에너지를 보내는 과정이다. 그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영상의 12분 부근에서 맥고니걸이 결론을 말하는 장면을 직접 들어 보자. 짧은 문장이지만 다음 시험장에서 떠올릴 만한 문장이다.
영어 표현 노트
연설 속 짧은 표현 몇 개를 뽑아 뜻과 쓰임을 정리했습니다. 영상에서 해당 부분을 들으며 따라 읽어 보세요.
- stress response — 스트레스 반응.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 전체를 가리킵니다.
예문: My stress response kicks in before every exam. (시험 때마다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 - view A as B — A를 B로 보다, 여기다. 인용 문장의 핵심 구조입니다.
예문: Try to view mistakes as information. (실수를 정보로 여겨 보라.) - resilience — 회복력. 어려움을 겪은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뜻합니다. 강연 끝부분 “Caring created resilience”에 나옵니다.
예문: Sleep and friends build resilience. (잠과 친구는 회복력을 길러 준다.)
생각해 볼 질문
- 시험 직전 내 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반응은 무엇이고, 나는 그것을 지금까지 어떻게 해석해 왔는가?
- 첫 번째 연구는 관찰 연구다. 관찰 연구만으로 “믿음을 바꾸면 건강해진다”고 결론 내릴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 시험 기간에 친구를 돕는 일이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이유를 강연 내용을 근거로 설명해 보자.
오늘의 실천
다음 시험이나 발표 직전에 심장이 빨리 뛰면, 숨을 천천히 세 번 쉬면서 “내 몸이 집중할 준비를 마쳤다”고 속으로 말한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그 순간의 느낌이 평소와 어떻게 달랐는지 한 줄로 기록해 둔다. 세 번 정도 기록이 쌓이면 나에게 맞는 방법인지 판단할 수 있다.
글: 리드마스터 영어전문 국어논술 학원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옥길로 113, 상림프라자 5층 501호
초·중·고 대상 · 교육청 등록 제6935호 · 상담 010-3368-7873
영상 링크는 해당 발언 몇 초 전부터 재생되도록 설정했습니다. 영어 원문은 연설 자막과 대조해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