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보다 목적을: 채드윅 보스먼이 모교 졸업식에서 들려준 해고 이야기

인물 평전 형식 · 채드윅 보스먼, 하워드대학교 졸업 축사(2018년 5월 12일)

인물 평전 형식 · 채드윅 보스먼, 하워드대학교 졸업 축사(2018년 5월 12일)

"Purpose crosses disciplines. Purpose is an essential element of you. It is the reason you are on the planet at this particular time in history."

목적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목적은 당신을 이루는 본질적인 요소다. 역사의 바로 이 시기에 당신이 이 행성에 있는 이유다.

— 채드윅 보스먼(Chadwick Boseman), 배우, 하워드대학교 졸업식(2018)

▶ 첫 드라마 배역 이야기 (22:08) ▶ 해고 통보 (27:20) ▶ 인용 문장 (31:40)

식전 소개가 포함된 전체 영상이라 연설 본문은 영상 중반부터 시작됩니다.

1. 연단에 선 졸업생

2018년 5월, 미국 워싱턴 D.C.의 하워드대학교. 150번째 졸업식 연단에 이 학교 출신 배우가 섰다. 채드윅 보스먼이다. 그해 2월 개봉한 영화 「블랙 팬서」에서 주인공 티찰라를 연기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직후였다. 식전 소개에 따르면 그는 하워드대학교 재학 시절 처음에는 연출에 관심을 두었고 순수미술 학사 학위를 받았다. 배우 필리샤 라샤드에게 수업을 들었고, 라샤드가 그의 해외 연수 비용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소개되었다.

그는 졸업생들 앞에서 영웅담 대신 실패담을 꺼냈다. 그리고 그 실패담의 끝에 이 글의 인용 문장을 놓았다.

2. 첫 배역, 그리고 망설임

연설 중반, 보스먼은 배우로서 처음 텔레비전 드라마 배역을 얻었던 때를 회상한다. 연극 무대에서 맡은 역할 덕분에 첫 에이전트를 만났고, 그 에이전트를 통해 주요 방송사 드라마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 그는 배역을 따냈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큰돈을 약속받았다. 그는 그때 자신이 무척 들떠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런데 첫 대본을 받은 뒤 그는 갈등하기 시작했다. 그가 맡은 인물은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채 갱단에 끌려 들어가는 젊은이였다. 그는 그런 인물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는 않았다. 그것도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이고, 배우는 자기가 연기하는 인물을 판단하지 말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인물이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 위에 세워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대본은 인물의 구체적인 사정을 찾으려 하지 않았고, 인물에게서 재능이나 희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하워드대학교가 자신에게 심어 준 자부심의 기준에 이 배역이 미치지 못한다고 느꼈다.

3. 두 가지 질문

두 번째 에피소드 촬영을 마친 뒤, 제작진 간부들이 그를 불러 연기에 만족한다며 오래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 그는 그 말을 기회로 삼아 인물의 배경에 대해 질문했다. 첫째, 이 인물의 아버지는 어디에 있는가. 대답은 “어릴 때 떠났다”였다. 둘째, 대본은 어머니가 좋은 부모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암시하는데, 왜 형제가 위탁 가정에 가야 했는가. 대답은 어머니가 마약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보스먼은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드라마 속 흑인 인물이 모두 범죄자이거나 마약 중독자이거나 아버지 없는 사람이라고 가정한다면 결국 고정관념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인물에게 재능 하나라도, 예를 들어 수학을 잘한다는 설정 하나라도 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인물을 피해자로만 연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간부가 그의 이력서를 넘겨보다가 “하워드대학교를 나왔군요”라고 말했다. 그는 자랑스럽게 “네”라고 답했다.

4. 다음 날의 전화

그는 세 번째 에피소드를 촬영했다. 마음에 걸리던 것을 말하고 나서인지 세 편 가운데 가장 잘한 촬영이었다고 그는 기억한다. 그리고 다음 날, 에이전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제작진이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는 해고 통보였다.

그는 자신이 던진 질문이 제작진을 경계하게 만들었고, 어쩌면 자기 뒤를 이어 그 역할을 맡은 흑인 배우가 덜 고정관념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이 씨를 뿌린 일이 자기 없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건 쓴 약을 삼키는 일이었다고 털어놓는다. 해고당해 본 사람은 안다고, 원하지 않던 일이라도 잘리면 이별처럼 아프다고. 그 뒤로 그는 돈이 떨어져 지하철을 탈 돈을 긁어모아야 하는 시기를 겪었다.

5. 목적에 대하여

연설 후반부에서 그는 졸업생들에게 말한다. 다음 직장, 다음 단계, 진로, 진학을 결정하는 이 순간에 직업이나 경력보다 목적을 찾으라고. 그리고 인용 문장이 이어진다. 목적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목적은 당신을 이루는 본질적인 요소다. 역사의 바로 이 시기에 당신이 이 행성에 있는 이유다. 그는 어떤 진로를 택하든, 길 위에서 겪는 어려움은 당신을 목적에 맞게 다듬기 위한 것임을 기억하라고 덧붙인다.

보스먼은 이 연설을 한 지 2년 뒤인 2020년 8월 세상을 떠났다. 그가 2016년부터 대장암과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은 세상을 떠난 뒤에 알려졌다. 이 연설을 할 때도 그는 투병 중이었던 셈이다.

6. 학생에게: 직업 이름이 아니라 동사로

보스먼의 이야기는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 진로 희망란에 “의사”, “변호사”, “교사”처럼 직업 이름만 적고 있다면, 그 옆에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동사로 적어 보자. “아픈 사람의 불안을 줄이는 사람”, “억울한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는 사람”, “모르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사람”처럼.

이렇게 적으면 두 가지가 달라진다. 첫째, 목표로 한 직업을 얻지 못해도 목적은 남는다. 의사가 되지 못해도 아픈 사람의 불안을 줄이는 일은 다른 직업에서도 할 수 있다. 시험 한 번의 실패가 인생 전체의 실패처럼 느껴지지 않게 된다. 둘째, 지금의 공부가 목적과 연결된다. 영어 지문 하나를 정확히 읽는 연습은 “이야기를 대신 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훈련이 된다.

보스먼의 해고 이야기는 목적이 때로 손해를 부른다는 것도 보여 준다. 그는 목적을 지키다 일자리를 잃었고, 한동안 생계가 어려웠다. 그러니 목적을 지키라는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된다. 그가 이 이야기를 졸업생들에게 들려준 이유는 손해가 없다고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해를 알고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는 길 위에서 겪는 어려움이 사람을 목적에 맞게 다듬는다고 말했다.

7. 연설을 영어로 들을 때

이 연설은 약 30분으로 길지만, 해고 이야기가 나오는 22분부터 32분까지 10분만 들어도 연설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보스먼은 대화 장면을 재현하듯 말하기 때문에 영어 듣기 자료로도 알맞다. 제작진의 질문과 자신의 대답을 목소리 톤을 바꿔 가며 들려주는데, 이 부분을 들으며 누가 한 말인지 구분하는 연습을 해 보자. 영어 지문에서 인용문의 화자를 구분하는 능력과 같은 능력이다.

또 이 연설은 경험을 말한 뒤 교훈을 정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긴 이야기 끝에 짧은 원칙을 놓는 방식은 설득력 있는 글을 쓸 때 참고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나 발표문을 쓸 때 경험을 길게 늘어놓기만 하면 읽는 사람이 요점을 놓친다. 보스먼처럼 경험의 끝에 “그래서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를 한두 문장으로 정리해 두면 글의 초점이 분명해진다.

영어 표현 노트

  • purpose — 목적, 존재 이유. career(경력), job(일자리)과 대비되어 쓰였습니다.
    예문: Find your purpose, not just a job. (일자리만이 아니라 목적을 찾아라.)
  • cross disciplines — 분야를 넘나들다. discipline은 여기서 “규율”이 아니라 “학문 분야”라는 뜻입니다.
    예문: Good questions cross disciplines. (좋은 질문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 stereotypical — 고정관념적인, 틀에 박힌. 명사형은 stereotype입니다.
    예문: The character was written in a stereotypical way. (그 인물은 고정관념적으로 쓰였다.)
  • a bitter pill to swallow — 삼키기 쓴 약,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 해고 경험을 설명하며 쓴 관용구입니다.
    예문: Losing the final was a bitter pill to swallow. (결승전 패배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생각해 볼 질문

  1. 보스먼이 질문을 하지 않고 배역을 그대로 연기했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그의 선택에 동의하는가?
  2. 내 장래 희망을 직업 이름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동사로 적으면 어떻게 되는가?
  3. 목적을 지키느라 손해를 본 사람의 사례를 역사나 문학에서 하나 찾아보자. 그 사람은 어떤 대가를 치렀고, 무엇을 얻었는가?

오늘의 실천

진로 희망을 직업 이름 대신 동사형 문장으로 다시 적는다. 예: “의사” → “아픈 사람의 불안을 줄이는 사람”. 그리고 그 문장과 연결되는 오늘의 공부 한 가지를 찾아 옆에 적는다.

글: 리드마스터 영어전문 국어논술 학원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옥길로 113, 상림프라자 5층 501호

초·중·고 대상 · 교육청 등록 제6935호 · 상담 010-3368-7873

영상 링크는 해당 발언 몇 초 전부터 재생되도록 설정했습니다. 영어 원문은 연설 자막과 대조해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