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의 세 가지 약속: 공부하는 이유를 나보다 크게 잡는다는 것

이야기 형식 · 브라이언 스티븐슨, TED 「We need to talk about an injustice」(2012)

이야기 형식 · 브라이언 스티븐슨, TED 「We need to talk about an injustice」(2012)

"The opposite of poverty is not wealth. ... In too many places, the opposite of poverty is justice."

가난의 반대는 부유함이 아니다. 너무나 많은 곳에서 가난의 반대는 정의다.

— 브라이언 스티븐슨(Bryan Stevenson), 인권 변호사·평등정의이니셔티브(EJI) 설립자

장면 하나: 방 건너편에서 바라보던 할머니

미국 남부의 한 시골 마을. 여덟아홉 살쯤 된 소년이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간다. 사촌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시끄럽게 놀고 있다. 그런데 방 건너편에 앉은 할머니가 소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소년은 처음에 놀이인 줄 알고 웃어 보인다. 할머니는 웃지 않는다. 15분에서 20분쯤 그렇게 바라보던 할머니가 일어나 소년의 손을 잡는다. “브라이언, 너랑 나랑 이야기 좀 하자.”

이 소년이 훗날 인권 변호사가 된 브라이언 스티븐슨이다. 그는 2012년 TED 강연에서 이 장면을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고 말한다. 할머니는 노예로 태어난 부모에게서 1880년대에 태어난 분이었다. 열 명의 자녀를 둔 엄한 어른이었고, 집안의 모든 논쟁을 끝내는 사람이었다. 동시에 손자를 숨이 막힐 정도로 꽉 안아 주고, 한두 시간 뒤에 다시 와서 “아직도 할머니가 안아 준 게 느껴지니?”라고 묻는 사람이기도 했다.

장면 둘: 집 뒤에서 한 약속

할머니는 소년을 집 뒤로 데려가 앉힌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다짐을 받은 뒤 이렇게 말한다. “너를 지켜봤는데, 너는 특별한 아이 같구나. 너는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세 가지를 약속해 달라고 한다.

첫째, 엄마를 늘 사랑하고 잘 돌볼 것. 둘째, 옳은 일이 어려운 일일 때에도 늘 옳은 일을 할 것. 셋째, 절대 술을 마시지 않을 것. 아홉 살 소년은 세 가지 모두 약속한다.

몇 년 뒤, 열네다섯 살이 된 소년에게 형이 맥주를 들고 온다. 숲속에서 형과 여동생은 맥주를 마시고, 소년에게도 권한다. 소년은 거절한다. 형이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묻는다. “설마 할머니랑 한 그 약속 때문이야?” 그러고는 할머니가 손주들 모두에게 똑같이 “너는 특별하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소년은 크게 실망한다.

강연장에서 스티븐슨은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고백한다. 자신은 52살이 된 지금까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고. 그리고 이것을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고 덧붙인다. 그가 말하려는 것은 “정체성의 힘”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분명한 생각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선택도 지켜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장면 셋: 세 여인의 대화를 듣던 젊은 변호사

시간이 흘러 스티븐슨은 변호사가 되었다. 그는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을 변호하는 일을 시작했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일하던 젊은 시절, 그는 특별한 자리에 초대받곤 했다. 로자 파크스가 몽고메리를 찾을 때면 오랜 친구 조니 카, 버지니아 더와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눴는데, 조니 카가 그에게 연락해 와서 “와서 들을래요?”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로자 파크스는 1955년 버스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요구를 거부해 미국 민권 운동의 상징이 된 인물이다.

어느 날 몇 시간째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그에게 로자 파크스가 물었다. “브라이언, 당신이 하려는 일이 뭔지 말해 봐요.” 그는 준비된 설명을 늘어놓았다.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돕고, 형사 사법 제도 안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고, 아이들에게 내려지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없애고, 사형 제도와 과도한 수감 문제를 바꾸려 한다고. 설명을 다 듣고 난 로자 파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지치겠군요. 지치고, 지치고, 또 지칠 거예요.” 그때 조니 카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그의 얼굴 앞에 손가락을 들며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은 용감해야 해요. 용감하고, 용감하고, 또 용감해야 해요.”

장면 넷: 강연의 결론

스티븐슨은 이 일을 하며 아주 단순한 것들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 첫째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저지른 가장 나쁜 일보다 더 큰 존재라는 것이다. 거짓말을 한 사람은 거짓말쟁이이기만 한 것이 아니고, 남의 물건을 가져간 사람은 도둑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는 법이 존중해야 할 기본적인 존엄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인용 문장이 이어진다. 세계의 많은 곳에서 가난의 반대는 부유함이 아니라 정의라는 것. 가난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돈만이 아니라, 공정한 대우를 받을 기회라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은 좋은 변호사를 구하기 어렵고, 같은 잘못을 해도 더 무거운 결과를 받는 경우가 많다. 스티븐슨은 그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정의라고 보았다.

이야기에서 공부로

이 강연은 법과 인권에 관한 강연이지만,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두 가지 질문을 남긴다.

첫 번째 질문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이다. 스티븐슨이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은 규칙을 외워서가 아니라,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정체성 때문이었다. 공부 습관도 비슷하다. “오늘 공부해야 한다”는 규칙은 쉽게 무너지지만, “나는 약속한 분량을 끝내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은 더 오래 간다. 목표를 행동으로만 적지 말고,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으로도 적어 보자.

두 번째 질문은 “내 공부는 누구에게 쓰일 수 있는가”이다. 공부하는 이유를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만 두면, 성적이 떨어지는 순간 공부할 이유도 함께 흔들린다. 반면 내가 배운 것이 언젠가 누군가를 돕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유가 하나 더 생긴다. 스티븐슨이 배운 법 지식은 그에게 좋은 직업을 주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변호받지 못한 사람들을 도울 수단이 되었다. 영어를 배우는 학생은 언젠가 외국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그 정보를 전해 줄 수 있다. 국어 문해력을 기르는 학생은 복잡한 안내문을 이해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가족이나 이웃을 도울 수 있다.

“지칠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하기

로자 파크스의 말은 공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큰 목표를 가진 사람은 지친다. 목표가 클수록 더 오래, 더 자주 지친다. 그래서 조니 카의 말처럼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용기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늘 하기 싫은 과목의 책을 펴는 것, 틀린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질문하는 것이 학생에게 필요한 용기다.

스티븐슨은 강연 마지막에 한 법정 장면을 이야기하며, 그곳에서 만난 노인이 자신에게 “목표에서 눈을 떼지 말고, 버텨라(keep your eyes on the prize, hold on)”라는 말을 전했다고 전한다. 먼 목표를 바라보며 버티는 일, 그것이 이 강연이 학생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다.

영어 표현 노트

연설 속 짧은 표현 몇 개를 뽑아 뜻과 쓰임을 정리했습니다. 영상에서 해당 부분을 들으며 따라 읽어 보세요.

  • the opposite of A is B — A의 반대는 B이다. 정의를 뒤집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때 쓰는 구조입니다.
    예문: The opposite of failure is not success; it is not trying. (실패의 반대는 성공이 아니라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 do the right thing — 옳은 일을 하다. 할머니와의 두 번째 약속에 나온 표현입니다.
    예문: Do the right thing even when it is hard. (어려울 때에도 옳은 일을 하라.)
  • hold on — 버티다, 붙잡고 있다. 강연 마지막 “keep your eyes on the prize, hold on”에 나옵니다.
    예문: Hold on. The exam is only two weeks away. (버텨라. 시험은 2주밖에 안 남았다.)
  • identity — 정체성. 스티븐슨은 “power of identity(정체성의 힘)”라는 말로 할머니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예문: A clear identity helps you keep your promises. (분명한 정체성은 약속을 지키게 돕는다.)

생각해 볼 질문

  1. 내가 지키고 있는 약속 가운데 “규칙”이 아니라 “정체성” 때문에 지키는 것이 있는가?
  2. 가난의 반대가 부유함이 아니라 정의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한 가지씩 들어 보자.
  3. 지금 배우는 과목이 10년 뒤 누군가를 돕는 데 쓰인다면, 어떤 장면일지 구체적으로 적어 보자.

오늘의 실천

노트에 세 줄을 적는다. 첫째 줄에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한 문장으로, 둘째 줄에는 “내가 배우는 과목이 언젠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이나 문제”를, 셋째 줄에는 “그 사람이 되기 위해 이번 주에 지킬 약속 한 가지”를 적는다. 이 세 줄을 플래너 첫 장에 붙여 둔다.

글: 리드마스터 영어전문 국어논술 학원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옥길로 113, 상림프라자 5층 501호

초·중·고 대상 · 교육청 등록 제6935호 · 상담 010-3368-7873

영상 링크는 해당 발언 몇 초 전부터 재생되도록 설정했습니다. 영어 원문은 연설 자막과 대조해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