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체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케니언 칼리지 졸업 축사 「This Is Water」(2005)
"Learning how to think really means learning how to exercise some control over how and what you think."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사실 무엇을 어떻게 생각할지를 어느 정도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다.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 미국 소설가, Kenyon College 졸업식(2005)
연설 원본 음성을 담은 영상입니다. 공식 채널 영상이 아니므로 재생이 안 될 경우 “This is Water full audio”로 검색해 주세요.
이번 글은 선생님과 학생이 연설 한 편을 함께 들은 뒤 나누는 가상의 대화로 구성했습니다. 등장하는 학생은 특정 인물이 아니라, 이 연설을 처음 듣는 학생이라면 할 법한 질문을 대신하는 인물입니다.
물고기 세 마리
학생: 선생님, 처음에 나오는 물고기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헤엄치다가 나이 든 물고기를 만나잖아요. 나이 든 물고기가 “안녕, 얘들아. 물 괜찮니?” 하고 지나가요. 그러자 한 어린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한테 “물이 대체 뭐야?”라고 묻고요.
선생님: 월리스가 이 이야기를 한 뒤에 바로 설명을 붙여. 가장 분명하고 중요한 현실이 오히려 가장 보기 어렵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물고기에게 물은 너무 당연해서 보이지 않는 거지.
학생: 그럼 우리한테 물은 뭐예요?
선생님: 월리스가 말하는 물은 우리가 세상을 해석하는 “기본 설정”이야. 연설 6분쯤에 이 말이 나와. 그는 우리 모두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기본 설정이 있다고 말해. 내가 세상의 중심이고, 내가 겪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생생하다는 느낌. 이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우리는 그걸 설정이라고 생각조차 안 해. 물고기가 물을 모르는 것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
학생: 그런데 그게 공부랑 무슨 상관이에요? 이건 대학 졸업식 연설이잖아요.
선생님: 좋은 질문이야. 월리스는 졸업식 연설에서 흔히 나오는 말, “대학 교육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다”는 말에 의문을 던지면서 시작해. 졸업생들은 이미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인데,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이냐는 거지. 그러고 나서 8분쯤에 인용 문장이 나와.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할지를 어느 정도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학생: 생각을 통제한다는 게 잘 안 와닿아요. 생각은 그냥 떠오르는 거잖아요.
선생님: 맞아, 떠오르는 건 막을 수 없어. 월리스가 말하는 건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믿을지, 다른 해석도 있는지 따져 볼지를 선택하는 거야. 그러려면 먼저 내가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지 고를 수 있어야 해. 그는 교육의 진짜 가치가 여기 있다고 봤어. 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 자기 생각을 한 발짝 떨어져서 볼 수 있는 힘.
퇴근길 마트
학생: 예를 들어 주시면 좋겠어요.
선생님: 연설 10분쯤에 월리스가 아주 구체적인 장면을 들려줘. 하루 종일 일해서 지친 어른이 퇴근길에 장을 보러 마트에 가는 장면이야. 차가 막히고, 마트는 붐비고, 계산대는 몇 개만 열려 있고, 줄은 길어. 그 상황에서 기본 설정대로 생각하면 이렇게 돼. “다들 왜 이렇게 내 앞을 막지?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느리지?” 짜증이 나는 게 당연해.
학생: 저도 매일 그래요. 급식 줄 설 때나 버스 기다릴 때요.
선생님: 그렇지. 월리스는 여기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해. 계산대 앞에서 아이에게 소리 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며칠째 잠을 못 잔 사람일 수도 있다고. 길을 막는 큰 차를 모는 사람이 사실은 아픈 가족을 태우고 병원으로 가는 중일 수도 있다고. 그는 이런 상상이 반드시 사실이라는 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해. 중요한 건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는 선택지가 나에게 있다는 걸 아는 거야.
공부 시간에 적용하면
학생: 공부할 때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나요?
선생님: 할 수 있어. 공부할 때의 기본 설정을 떠올려 봐. “이 과목은 지루하다.” “이건 시험에 안 나오니까 몰라도 된다.” “나는 원래 수학을 못한다.” 이런 생각은 거의 자동으로 떠오르지. 이 생각들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어. 하지만 그 생각을 결론으로 받아들이는 건 선택이야.
학생: 그럼 어떻게 바꿔요?
선생님: 세 단계로 연습해 보면 좋아.
- 알아차리기. “지루하다”는 생각이 떠오르면 “지금 지루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 번 말해 봐. 생각을 사실이 아니라 생각으로 보는 연습이야.
- 다른 해석 찾기. “이 개념은 지루하다” 대신 “이 개념이 왜 필요한지 아직 모른다”라고 바꿔 말해 봐. 두 번째 문장은 해야 할 일을 알려 줘.
- 주의를 옮기기. 그다음 딱 하나의 질문에 주의를 옮겨. “이 공식은 어디에 쓰이지?”, “이 문단의 핵심 문장은 뭐지?” 같은 질문이야.
자유라는 말
학생: 연설 뒷부분에서 “자유”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선생님: 응. 월리스는 정말 중요한 종류의 자유는 주의와 자각과 절제와 노력에 관한 것이라고 말해. 그리고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아끼고, 매일 수없이 작고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그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여. 원하는 걸 마음대로 하는 게 자유가 아니라, 자동으로 반응하는 대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상태가 자유라는 거지.
학생: 멋있는 말인데, 실제로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선생님: 월리스도 그렇게 말해. 이건 쉽지 않고, 매일 해야 하는 일이며, 자기도 잘 못할 때가 많다고. 그래서 연설 마지막에 다시 이 말로 돌아가. “이것은 물이다. 이것은 물이다.” 매일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야 할 만큼 쉽게 잊히는 것이라는 뜻이야.
대화를 마치며
학생: 오늘부터 짜증 날 때 “물”을 떠올려 볼게요.
선생님: 좋아. 그리고 하나만 덧붙이자면, 이 연설을 들을 때는 연설 원문을 영어로 한 번 읽어 보는 것도 권할게. 월리스의 문장은 길고 복잡하지만, 한 문장씩 주어와 동사를 찾으면서 읽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어. 긴 영어 문장을 끝까지 읽어 내는 것도 “주의를 통제하는” 좋은 연습이거든.
연설을 들을 때 참고할 점
이 연설은 영상이 아니라 음성 기록이 주로 전해집니다. 연설 내용 일부는 연설자 사후에 책으로 출간되었고, 여러 버전의 편집 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닙니다. 편집 영상 가운데에는 원래 연설에 없는 장면이나 배경 음악을 덧붙인 것도 있으니, 되도록 전체 음성을 들어 보기를 권합니다.
영어 표현 노트
연설 속 짧은 표현 몇 개를 뽑아 뜻과 쓰임을 정리했습니다. 영상에서 해당 부분을 들으며 따라 읽어 보세요.
- default setting — 기본 설정. 원래 컴퓨터 용어인데, 월리스는 사람이 자동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로 썼습니다.
예문: My default setting is to blame others first. (나는 먼저 남 탓부터 하는 게 기본 설정이다.) - exercise control over ~ — ~을 통제하다, ~에 통제력을 발휘하다. exercise는 여기서 “운동하다”가 아니라 “(힘을) 행사하다”라는 뜻입니다.
예문: Learn to exercise control over your phone use. (휴대전화 사용을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워라.) - pay attention to ~ — ~에 주의를 기울이다. 연설에서 자유와 연결되는 핵심 동사입니다.
예문: Pay attention to the first sentence of each paragraph. (각 문단의 첫 문장에 주의를 기울여라.) - It is not a matter of ~ — 그것은 ~의 문제가 아니다. 연설처럼 논지를 정리할 때 자주 쓰는 구문입니다.
예문: It is not a matter of talent but of practice. (그것은 재능이 아니라 연습의 문제다.)
생각해 볼 질문
- 나의 “물”, 곧 너무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생각이나 습관은 무엇일까?
- 월리스가 말한 “다른 해석”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데도 그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공부할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 하나를 골라, 행동을 알려 주는 문장으로 바꿔 보자.
오늘의 실천
오늘 하루 무심코 짜증이 난 순간을 한 가지 골라 적는다. 그 옆에 “그때 자동으로 떠오른 생각”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었던 생각”을 한 줄씩 적어 비교한다. 공부 중에 “지루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그것을 “이 개념이 왜 필요한지 아직 모른다”로 바꿔 적고, 필요한 이유를 하나 찾아본다.
글: 리드마스터 영어전문 국어논술 학원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옥길로 113, 상림프라자 5층 501호
초·중·고 대상 · 교육청 등록 제6935호 · 상담 010-3368-7873
영상 링크는 해당 발언 몇 초 전부터 재생되도록 설정했습니다. 영어 원문은 연설 자막과 대조해 옮겼습니다.